지방간과 인지 기능 저하는 별개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의학계는 간 건강과 뇌 건강 사이의 밀접한 상관관계에 주목하고 있으며, 특히 지방간 환자에게서 인지 저하와 우울증 등 다양한 뇌 기능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운동’과 ‘약물’이 자주 비교되는데, 과연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일까요? 이 글에서는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두 방법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간과 뇌 건강 모두에 효과적인 전략을 제안합니다.
운동의 역할: 간과 뇌를 동시에 살리는 방법
운동은 지방간 치료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특히 유산소 운동과 저항 운동을 병행한 프로그램은 간 내 지방 함량을 감소시키는 데 탁월하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2020년 Journal of Hepatology에 실린 임상연구에 따르면, 12주간 유산소 운동을 지속한 환자 그룹은 간내 지방량이 평균 25% 감소했으며, 인지 기능 테스트에서도 의미 있는 향상을 보였습니다. 운동이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우선 운동은 전신의 염증 수치를 낮추고,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 분비를 촉진하여 신경세포의 생존과 성장을 도와줍니다. 이는 기억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며, 실제로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운동은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고, 간-뇌 축(gut-liver-brain axis)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도 기여합니다. 간이 정상 기능을 되찾으면, 혈중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농도도 감소하게 되어 뇌의 염증 반응도 줄어들게 됩니다. 무엇보다 운동의 가장 큰 장점은 부작용이 거의 없고 전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단, 운동을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체력과 상태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처음부터 과도한 강도로 시작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의 장점과 한계
약물은 간질환과 관련된 여러 증상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를 위한 신약들이 개발되면서, 보다 표적화된 약물 요법이 가능해졌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피르마피라민(Firsocostat) 등이 있으며, 이들 약물은 간 내 지방 축적과 염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2022년 미국 간학회(AASLD)의 발표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여한 환자 중 약 59%가 간 조직 내 염증 지표 개선을 보였고, 일부는 체중 감소와 함께 혈중 염증 수치가 유의미하게 낮아졌습니다. 이러한 효과는 간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신 염증 수치를 낮추어 뇌 기능에도 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약물에는 항상 부작용과 복용 지속성 문제가 따릅니다. 예를 들어, GLP-1 유사체 계열의 약물은 메스꺼움, 설사, 식욕 저하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정 심혈관계 이상이 있는 환자에게는 투여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약물을 중단할 경우 지방간이 다시 악화되는 '반동 효과'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약물은 간과 뇌의 기능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조절'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약물에 의존한 상태로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비용 부담뿐만 아니라 심리적 의존성까지 동반할 수 있습니다.
통합적 접근: 운동과 약물,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운동이 간과 뇌 건강을 위한 일차적, 핵심 전략임은 분명합니다. 운동은 예방과 치료, 회복의 전 단계를 포괄하며, 부작용이 거의 없고 전신 건강까지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약물은 보조적인 수단으로써,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된 지방간이나 염증이 심한 경우에 단기적 효과를 보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실제로, 2023년 유럽간학회(EASL)에서 발표된 가이드라인에서도 약물보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최우선 치료법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약물은 보조적 치료로서 병용할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운동만으로 간과 뇌 상태가 개선되지 않거나, 병이 일정 이상 진행된 경우에는 약물 치료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뇌의 염증 반응이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운동만으로 증상을 개선하려 한다면, 치료 속도가 너무 늦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약물과 운동을 병행하여 접근하는 통합치료 전략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간 건강은 뇌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지방간은 단순히 간 내 지방 축적에 그치지 않고, 염증, 대사이상,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전신 질환입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중심으로 한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며, 상황에 따라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치료 전략을 세우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오늘 당장 가벼운 걷기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